유키 하루오, <방주>
어제 읽기 시작한 일본 추리 소설이다. 일본은 추리 소설 시장이 크다고 한다. 천재지변에 취약한 섬사람 특유의 스트레스 관리법일까.
암튼 2장의 타이틀도 ‘천재지변과 살인’이다.
최대한 스포일러를 피해 작성하겠지만, 혹시 모르니 이 책을 읽고 있거나, 읽을 예정인 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시길 바란다.
1장에 이어서, 2장에서는 예기치 못한 지진으로 건물의 출입구가 폐쇄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다.
입구를 가로막은 큰 바위를 아랫층으로 떨어뜨리면 출구가 확보된다. 그러나 안 좋은 소식은 한 층 아래에 그 바위를 묶어 아래로 잡아당길 닻감개가 있다는 것이다.
즉, 출구를 확보하려면 아랫층에서 닻감개를 돌릴 사람이 필요하고, 그 바위는 굴럳들어와 아랫층 출구를 막아버린다.
총 열 명의 사람 중에서 누구를 희생할 것인가.
감시용 모니터로 확인한 바깥 상황은 아주 나쁘다. 출구는 바위로 막혀있고, 비상구는 흙과 나뭇가지로 덮혀 도저히 뚫고 지나갈 수 없다. 게다가 지하 3층에서는 물이 들어차고 있다.
비상 식량은 넉넉잡아 2, 3주 분. 물이 차오르는 속도로 보아, 적어도 일주일 내로는 폐건물에서 탈출해야 한다.
새로 합류하게 된 가족도, 같은 동아리 출신의 회원들도 막막하기는 마찬가지고, 서로에 대해 불신이 깊어진다.
그러는 와중에 인원 중 한 명이 살해당한 채 발견이 되고, 야자키 가족의 아들이 고인의 유품을 건드렸다가 원성을 사는 일이 벌어진다.
일단은 협동만이 살길이라, 모두가 화해하는 자리를 만들어 보지만 어색한 분위기를 바꿀 수는 없다.
점점 조여오는 숨통, 희생자는 누가 될 것인가.
사람들은 누군가 희생해야 한다면 그것은 살인자가 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남은 시간은 일주일. 그 안에 살인자를 찾을 수 있을까?
화자는 불안한 마음을 사촌형 쇼타로에게 기대며 억지로 잠을 청한다.
여기까지가 2장의 줄거리.
폐쇄된 곳에서 살인이 벌어지고, 누군가의 희생이 있어야 탈출구가 확보되는 상황이라면 모든 것이 의심스럽고, 하루하루가 불안할 것이다.
그래도 이들은 해결 방안을 알고 있고, 식량도 넉넉하고, 또 잠자리도 충분하니 다른 디스토피아적인 배경의 주인공들보다는 안전한(?) 상황.
범인을 어떻게 찾을 것인지 궁금하다. 어떤 트릭이 숨겨져 있을까.
나도 한 번 추측을 해보았는데 고인이 혹시 스스로 세상을 등진 것이 아닐까? 싶다.
딱히 다른 이유는 없고, 나머지 인물들의 살인동기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치정으로 엮인 건 슈이치와 류헤이, 마이 부부.
슈이치의 사촌형 쇼타로와 야자키 가족은 모두 처음으로 합류한 것이니 다른 동기가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사야카와 하나 뿐인데 사야카는 평화주의자고 하나는 평범하다 못해 눈에 띄지 않는 인물이다. 남자친구에게 연락을 해야한다고 전파가 터지는 곳을 알아보러 나갔다 온 것을 빼면.
누굴까? 누굴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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