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 정해연
악의는 두배로 돌아온다. 부조리는 꼭 새끼를 친다.
영화 한 편을 본 것 같은 느낌. 간만에 즐거운 독서를 했다.
반전도 있고, 또 함정도 있고. 추리 소설 공식에 딱 들어맞는 시원한 소설이라 완독후에도 쾌감이 상당하다.
꽉 막힌 스토리, 그리고 독자로 하여금 문제를 풀게 하고, 자신있게 해답까지 제공하는,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추리소설이다.
에필로그까지 읽어야 완독이요, 재독까지 하면 탐독.
기록은 따로 하지 않겠지만 지난 두 권의 소설은 ‘추리’라는 타이틀을 달기에는 턱없이 부족해서 찝찝함만 남겼는데 이건 진짜다.
정해연의 <더블>. <홍학의 자리>도 빨리 읽고 싶게 만든다.
<아이가 없는 집> 알렉스 안도릴
화제성은 높지만 불호리뷰도 많아서 망설이다 겨우 읽기 시작했다.
읽고나서 얘기지만, 그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어느날 사립탐정을 찾아온 재벌남. 술에 취해 잠들었다 일어나 보니, 살해된 남성의 시신이 제 핸드폰에 찍혀 있단다.
사립탐정 율리아는 전남편 시드니와 함께 만하임이라 불리우는 저택으로 수사를 떠난다.
소재 좋고, 필력 좋고.
그런데 쓸 데 없이, 시드니에게 추파를 던지는 율리아의 모습이 자주 등장하고, 여자 사립탐정이라는 훌륭한 포지션이, 갑자기 시시한 연애소설처럼 변해버린다.
게다가 나쁘게 말하면 전개가 느리다, 좋게 말하면 섬세하지만.
작품의 1/5 지점. 대형 떡밥 하나가 투척되었는데 나머지 부분을 어떻게 이끌어가려고, 싶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독서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그러나 또다시 식기 시작한 마음.
28장에 와서야 진전이라고 할 수 있는 극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는 추리극을 추리극이라 부를 수 있을까? 너무 늦었다.
66%(이북리더기 기준) 에서? 또 너무 이르다.
장르물에서는 로맨스가 윤활유 역할을 하지 못한다. 오히려 미끌거리기는 매한가지지만 기름때처럼 찐득하고 찝찝하기만 하지.
길게 들인 시간이 아까운 소설이었다.
Y의 비극 역시 그렇다. 도무지 진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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