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에세이19 폴 오스터, 빵굽는 타자기 폴 오스터의 자전적 에세이다.형식은 소설과 엇비슷하다.폴 오스터의 부모, 그리고 대학 친구, 아르바이트 동료 및 사회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에피소드가 끊임없이 펼쳐진다.폴 오스터는 전형적인 삶의 방식을 따르는 대신 자유 분방하고 도전적인 인생을 살고자 했다.그러나 결혼을 하고 나서는 되는 대로 번역일이나 서평을 기고하는 일을 하면서 억척을 떨었다.그래도 항상 쪼들렸다.부모가 되고 나서야 부모를 이해할 수 있다는 말처럼, 폴 오스터는 매일 같이 돈 때문에 악을 쓰고 싸우다 갈라선 자신의 부모들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제일 마지막 에피소드는 폴 오스터의 인생과도 비슷해서 인상적이었다.폴 오스터는 엉뚱하게도 카드 게임을 하나 개발하여 게임 박람회에 참가한다.새 아버지의 지인이 미국 최대 규모의 장난감 .. 2025. 2. 15. 1cm 줄었다 중고로 산 북커버.찬물에 세탁했는데도 완전 줄어들었다. A6 표준 규격이 확실했는데 ( a6 노트가 끼워져서 왔으므로)건조까지 시키고 나니 도무지 노트가 들어가지 않는다.자로 재보니 14cm. 정확히 1cm 이상이 줄어들었다.그런데 훨씬 더 귀여워졌다.인간 빼고는 작은 것이 더 귀엽다.새 프로젝트 일지를 쓰려고 했는데, 너무 아쉬웠다. 어떻게 가로 세로 정확히 비율을 맞춰서 줄어들은 거지?10cm x 14cm 규격의 노트는 없는데….그런데 있었다. 바로 롤반 M 사이즈 다이어리!진짜 놀랍게도 딱 맞게 들어간다. 이걸 끼우려고 줄어들었나보다. 진짜 신기할 정도로 맞춤이라 기분이 좋아졌다.이 북커버에 달아주려고 보라색 딸기 키링도 샀는데, 혹여나 못쓰게 될까봐 얼마나 조마조마 했던지.정말 정말 다행이다!사진.. 2025. 2. 12. 아파트 카르텔 요즘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다.아파트 단지에는 수상한 카르텔이 있다는.그건 진짜다. 무려 국산 참기름과 들기름이 쏟아지는 카르텔은 아파트 단지의 우두머리격인 아주머니와 조금만 친해져도 쉽게 들어갈 수 있다.우리 아파트에도 그런 아주머니가 계시는데, 주로 야채 아주머니나 채소 아주머니라고 불리운다.그 아주머니와 친분을 쌓으면 직접 기른 대파나 쪽파, 양파, 고추 등 한 번 사놓으면 기본 재료로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는 그런 식재료를 아주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할 수 있다.김장철에는 정어리로 담은 액젓을 공수해 주시옵고, 봄이 가까워지는 시즌이면 여지없이 들깻가루를 내어 주시메야채 아주머니는 아파트 단지의 빛과 소금이라.오늘도 들깻가루를 사들고 왔다. 대파도 두 단, 양파도 한 바구니, 떨이라며 시금치는 한 .. 2025. 2. 10. 나의 첫 번째 독자 내 첫 번째 독자이자 팬 1호는 엄마다.우리집은 모두 애독가만 모여있다. 아빠는 은퇴하기 전까지는 거실 한 쪽 면을 쭈욱 책장으로 채워넣고 주말마다 우릴 데리고 서점으로 갔다.엄마는 아직까지도 열심히 책을 읽는다. 아직 노안도 오지 않았다. 내가 꼭 닮았으면 하는 점이 바로 그점이다.아빠는 은퇴 후에는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열심히 쓰고나서 출판사에도 몇 번 투고하더니 이제 한 톨의 미련도 없이 지망생 노릇을 그만두었다.그만둘 때를 아는 것도 행운이다. 그것이 아니면 아빠는 은퇴 후 내내 후회와 미련으로 찌든 인생을 살았을지도 모른다.엄마는 글을 쓰지는 않지만 아직까지도 독서와 필사를 즐긴다. 그런 엄마와 아빠를 둔 나는 자연히 책 속에 둘러싸여 살았다.어린 시절 많이 읽었던 탓에 지금은 수월하게 쓰고 .. 2025. 2. 9. 달의 궁전에 나오는 광인 화가 블레이크록의 그림에 대하여 마르코는 에핑의 부탁(혹은 강요나 명령)을 받고 미술관으로 가 블레이크록의 그림을 보고 실망한다.에핑이 말했던 것처럼 대작같지 않아서다.훤한 보름달과 사람들, 산, 강, 그리고 나무. 그런 것들은 너무 흔해서 그 속에서 특별함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마르코는 집으로 돌아와 블레이크록의 그림을 더 많이 찾아본다. 혹시나 에핑이 본 무언가를 놓쳤나 해서.그러나 달이 그려진 열점이 넘는 그림을 보고나서야—더욱 정확히는 달과 배경을 분리해서 보고나서야— 깨닫는다.블레이크록의 그림에 여러 번 등장하는 기이하게도 흰 달은 구멍과도 같다는 것.그리고 도화지에 뻥 뚫린 그것은 단순한 구멍이 아니라 블레이크록의 눈이었다는 것을 말이다.말하자면 블레이크록은 도화지 너머에서 그 그림들을 보고있는 형태로 그림을 그리고 .. 2025. 2. 7. die alten Leute 완벽한 충격을 맛보았다.태어난 자는 누구나 늙어 죽는다.불의의 사고로 더욱 일찍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많은 수가 찰나의 청춘을 지나 노화라는 터널을 거쳐 죽음이라는 도착지에 다다른다.영화 올드피플에서는 노인들이 젊은 이들에게 가지는 분노에 대해 조명한다.*매년 여름만 되면 비정상적인 열풍과 함께 노인들은 집단 광기에 사로잡힌다.그 분노의 원천은 아픈 몸, 찾아오지 않는 가족들, 그리고 사회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절망감일 테다.신체적으로 약자인 노인들이 떼를 지어 모이면 젊은 사람을 해칠 수 있다.우리가 흘려보내는 하찮은 것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집 앞 마당을 덮친다.비단 노인 문제 뿐만이 아니라, 곧 우리 사회가 당면할 다양한 문제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생각해보게 만드는 영화다.완전한 공포다.미.. 2025. 1. 30. 이전 1 2 3 4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