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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4

달의 궁전에 나오는 광인 화가 블레이크록의 그림에 대하여 마르코는 에핑의 부탁(혹은 강요나 명령)을 받고 미술관으로 가 블레이크록의 그림을 보고 실망한다.에핑이 말했던 것처럼 대작같지 않아서다.훤한 보름달과 사람들, 산, 강, 그리고 나무. 그런 것들은 너무 흔해서 그 속에서 특별함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마르코는 집으로 돌아와 블레이크록의 그림을 더 많이 찾아본다. 혹시나 에핑이 본 무언가를 놓쳤나 해서.그러나 달이 그려진 열점이 넘는 그림을 보고나서야—더욱 정확히는 달과 배경을 분리해서 보고나서야— 깨닫는다.블레이크록의 그림에 여러 번 등장하는 기이하게도 흰 달은 구멍과도 같다는 것.그리고 도화지에 뻥 뚫린 그것은 단순한 구멍이 아니라 블레이크록의 눈이었다는 것을 말이다.말하자면 블레이크록은 도화지 너머에서 그 그림들을 보고있는 형태로 그림을 그리고 .. 2025. 2. 7.
소설 세 권, <아홉 수 가위>, <꿰맨 눈의 마을>, <오렌지와 빵칼> , 범유진한국 소설 안 읽은지 꽤 됐다. 나는 고전, 그것도 서양 고전 문학을 즐겨 읽었고, 또 그런 소설을 쓰고 싶었다.떠오르는 젊은 여성 작가들의 이름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이름 뿐이다.나는 여러 매체에서 돌림노래처럼 불리우는 그 이름들을 멀리하고, 폴 오스터와, 헤밍웨이와 또 알베르 까뮈같은 낭만적인 과거의 이름들을 끌어안고 살았다.오늘은 를 읽었다. 첫 장을 펼쳤을 때, 단편 단편 장미 꽃잎처럼 나뉘어진 소설들의 이름을 보며, 나는 ‘또 단편이야?’했다.그도 그럴 것이 요즘엔 장편 소설을 쓰는 작가가 드물다. 다들 짧은 단편을 묶어 내는데 나는 그런 기조를 좋아하지 않는다.그러나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열매가 무언가를 집어 삼키는 광경을 목도하고, 또 날개 펼친 쌍둥이의 차력 쇼를 보면서, 그리고.. 2024. 10. 30.
추리 소설 두 권, <더블>, <아이가 없는 집> 정해연악의는 두배로 돌아온다. 부조리는 꼭 새끼를 친다.영화 한 편을 본 것 같은 느낌. 간만에 즐거운 독서를 했다.반전도 있고, 또 함정도 있고. 추리 소설 공식에 딱 들어맞는 시원한 소설이라 완독후에도 쾌감이 상당하다.꽉 막힌 스토리, 그리고 독자로 하여금 문제를 풀게 하고, 자신있게 해답까지 제공하는,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추리소설이다.에필로그까지 읽어야 완독이요, 재독까지 하면 탐독.기록은 따로 하지 않겠지만 지난 두 권의 소설은 ‘추리’라는 타이틀을 달기에는 턱없이 부족해서 찝찝함만 남겼는데 이건 진짜다.정해연의 . 도 빨리 읽고 싶게 만든다. 알렉스 안도릴화제성은 높지만 불호리뷰도 많아서 망설이다 겨우 읽기 시작했다.읽고나서 얘기지만, 그 이유를 알 것도 같다.어느날 사립탐정을 찾아온 재벌남.. 2024. 10. 30.
<이처럼 사소한 것들> 클레어 키건, 마음이 따듯해지는 소설 한 편 1.1장의 서술부가 완전히 나에겐 고전의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서민층이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장면들은 올리버 트위스트에서 본 뒷골목의 향취를 닮아 있었다.1장만 읽어도 알 수 있었다. 이 소설은 고전의 반열에 들 것이라는 것을….2장부터는 인물에 대한 역사가 나온다. 작가에게는 아이를 낳는 것과도 같은 캐릭터 소개의 시간. 단 1분 만에 그 캐릭터는 죽음을 맞이하기도, 또한 영생을 부여받기도 한다. 데미안이나 뫼르소가 그러하듯이.1985년의 젊은이들이 대도시로, 선진국으로 떠나고, 그저 그런 사람들은 남아서 가난에 허덕이는 아픈 시대의 이야기다.3장. 아주 평범한 일상 속에서 펄롱은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모두들 무엇을 향해 똑같은 하루를 반복하는지 의문을 가진다.그리고 수녀원의 아이들을 만난.. 2024.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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