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소설가7 가능성에 취하지 말자 오늘은 아주 어렸을 때 나도 마주한 적 있는 어떤 커다란 벽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자아 비대는 어린 아이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증상이다.세상에 태어나 가정의 울타리 안에서 얼마나 귀하게 컸겠나.뭘 하든 예쁘다, 잘한다 칭찬만 해주고 어린 아이라고 뭐든 우선권을 주니처음 만나는 사회에서 좌절을 느끼고 실망할 수 밖에.불행히도 유치원이나 학교에 들어가면 자기보다 더 예쁘고, 잘생기고, 말도 잘하고, 체육도 잘하고, 하물며 키가 더 큰 친구들도 많고, 반 아이들 모두에게 고르게 칭찬과 애정을 나누어 주어도 소외감과 박탈감에 괴로워하는 아이가 생기게 마련이다.자기보다 잘난 상대를 만나면서 사회에선 내가 최고가 아님을 배워가는 시간.그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송곳으로 찔리는 아픔이 될 수 있다.바로 못난 자.. 2024. 12. 23. 끝의 또 다른 이름은 시작 한동안 단편집 읽기에 골몰했었다.창비에서 출간된 전지영 작가의 서평단에 당첨이 되었기 때문이다.서평단은 다시는 안하겠다고 다짐했던 게 엊그제같은데 또다시 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전지영 작가가 같은 해 한국일보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수상하며 등단한 괴물작가이기 때문이었다.상을 두 개나 받은 작가의 글은 뭐가 달라도 다르겠지, 하며 막차를 탔는데 이벤트에 당첨이 되어 책을 받았다.타운하우스.타운하우스는 소설집의 첫 번째 단편인 에 나오는 공간적 배경이기도 하다.여덟 편의 단편 모두 공간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요소라, 통합적인 의미에서 타이틀로 뽑은 듯 하다.소설 속에 나오는 배경과 인물들이 정말로 살아움직이는 듯 해서 읽고 또 읽었다.나 역시 다음에 쓸 소설을 어떻게 써야할지 갈피를 못잡고 있는 상황에서문체.. 2024. 12. 20. 안 쓰게 되는 말들 소설을 쓰면서 잘 안 쓰게 되는 말들이 있다.너무 현대적인 말들이다.고전문학을 즐겨 읽는 나는 지금보다 훨씬 옛시대의 정취에 물들어 있었다.흙길을 걸어 산을 넘고 물을 건너 마을마을의 주점에서 흥청망청 취하고여인숙에 머물면서 허연 빵을 뜯어 먹고, 그런 굶주린 삶에서 번뜩 떠오른삶의 진리를 껴안고 고향으로 달음질 치는….항상 그랬다. 빨간 머리 앤의 초록 지붕아래 다락방을 꿈꿨고, 키다리 아저씨에 나오는 여학교 기숙생활을 그렸고,내 책상 아래로 들어가 알록달록한 세계전집을 끌어안고 아주 평온한 나날을 보냈다.아빠가 출퇴근 하는 시간은 정확했고, 엄마는 항상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고친구들이랑 놀다 오면 언니랑 영어 공부를 하고 드라마를 보고 졸린 눈으로 또 책을 보다 잠들고.요즘엔 아이들도 스마트폰.. 2024. 12. 17. 문창귀인과 학당귀인? 문창귀인과 학당귀인이 있다고?대학생 때 일이다. 친구랑 함께 신점을 보러 간 적이 있다. 취업 시즌도 되고 해서 싱숭생숭한 마음에 직업운을 보려고 했다.그런데 점 봐주시는 선생님께서 이러는 거다.“와. 이 친구는 문창귀인이랑 학당귀인이 다 들어가 있네. 글 좀 쓰겠다?”대학 시절 내내 레포트는 무조건 내가 썼다. 해피캠퍼스? 이런데서 사다 적당히 베껴서 가짜 글 쓴 적은 한 번도 없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깐깐하기로 소문난 동양사상 교수가 수업중에 내 이름을 호명하는 거다.이 사람 누구야? 글 좀 쓰네?점쟁이가 말한 대로 똑같은 소리를 여러 번 들어본 적 있었던 나는 문창귀인이 뭔지 학당귀인이 뭔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괜히 기분이 좋아 우쭐했던 기억이 있다.“쉽게 말해서 학당귀인은 학문적인 글을 쓰는 사.. 2024. 11. 8. 독서 일지 01 오늘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책 읽기에 도전한다.사실 책 읽는 것이 겉으로 드러나는 생산성이 미미하기 때문에 자꾸만 업무들 사이에서 차순위로 밀리는 경향이 있는데,오블완 챌린지도 할 겸 앞으로 3주 간 매일 읽고 그 과정을 기록으로 남길까 한다.처음으로 읽을 책은 다.이북리더기 까페 회원들이 재밌게 봤다고 해서 나도 읽어보기로 했다.외국 추리 소설은 장황하고 비현실적인 구석이 많아서 결말까지 꾸역꾸역 읽게 되는데 첫 장을 읽어보니 이번엔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아 좋았다.스포일러 주의!이야기는 대학 동아리 회원들끼리 산 속에 있는 미스테리한 지하건물을 탐방하는 것으로 시작한다.총 3개 층 구조로 되어 있는 건물은 소설과 동명의 타이틀을 달고 있다.성경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를 연상케 하는 곳이라 주인공들은 이.. 2024. 11. 7. 한 번 더 생각하는 것의 힘, 사기꾼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 아무리 글 쓰는 것이 직업이라 할지라도 하루에 한 자도 못쓰는 날도 있다.그런 날을 위해서, 별도의 기능이 완벽히 제한된, 말 그대로 글 쓰는 것만 되는 기기가 하나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었던 때의 이야기다.이리저리 알아보니 프리라이트라는 제품이 있더라.e-ink를 사용하는 패널과 키보드로만 이루어진 기긴데 초안을 작성해서 메일이나 클라우드로 전송하는 기능 빼고는 아무것도 없단다.이거다, 싶어서 가격을 알아보니 직구하면 70만원 초반대로 구매할 수 있는 듯.10월 즈음하여 ware house sale도 있고, 11월 말엔 블프 세일도 있다. 물론 해마다 기업 사정에 의해 변동되는 부분도 있을 거다.암튼 나는 웨어하우스 세일 기간에 리퍼비쉬 제품이나, 아주 약간의 하자가 있는 제품이라도 기능만 괜찮으면 저렴.. 2024. 11. 7. 이전 1 2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