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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14

산 게 너무 많아 1.이래도 괜찮을까?이대로 좋은가?2.그건 그렇고, 최근에 집어든 이승우의 소설에 대하여.의도적인 만연체가 한두 문장있다.그 외에는 드라이한 편.배우고 싶다. 배워야 한다.3.글을 보면 그 사람의 세월이 보인다.성인의 나이를 먹고도 아직도 사랑을 갈구하는 애처럼 매 문장마다 감정을 넘치게 싣는 사람들을 보면,그래. 그래서 넌 안되는 거야. 하는 생각을 한다.못됐나?남의 글을 읽지 않고는 좋은 글을 쓸 수 없다.내가 씹어서 소화하는 글들이 곧 내 퇴고의 수준이 되는 것이다.좋은 글을 가늠할 정도가 되면 내가 쓴 문장이 ‘얼마나’ 나쁜지를 알 수 있다.읽을 줄 모르고 쓰기만 하면, 내 문장이 어떤 꼴인지도 모르고 겁없이 세상에 내놓게 된다.비웃음과 조롱은 다 누구로부터 기인한 것인가?4.표절을 할까봐 남의 .. 2025. 3. 7.
아파트 카르텔 요즘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다.아파트 단지에는 수상한 카르텔이 있다는.그건 진짜다. 무려 국산 참기름과 들기름이 쏟아지는 카르텔은 아파트 단지의 우두머리격인 아주머니와 조금만 친해져도 쉽게 들어갈 수 있다.우리 아파트에도 그런 아주머니가 계시는데, 주로 야채 아주머니나 채소 아주머니라고 불리운다.그 아주머니와 친분을 쌓으면 직접 기른 대파나 쪽파, 양파, 고추 등 한 번 사놓으면 기본 재료로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는 그런 식재료를 아주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할 수 있다.김장철에는 정어리로 담은 액젓을 공수해 주시옵고, 봄이 가까워지는 시즌이면 여지없이 들깻가루를 내어 주시메야채 아주머니는 아파트 단지의 빛과 소금이라.오늘도 들깻가루를 사들고 왔다. 대파도 두 단, 양파도 한 바구니, 떨이라며 시금치는 한 .. 2025. 2. 10.
나의 첫 번째 독자 내 첫 번째 독자이자 팬 1호는 엄마다.우리집은 모두 애독가만 모여있다. 아빠는 은퇴하기 전까지는 거실 한 쪽 면을 쭈욱 책장으로 채워넣고 주말마다 우릴 데리고 서점으로 갔다.엄마는 아직까지도 열심히 책을 읽는다. 아직 노안도 오지 않았다. 내가 꼭 닮았으면 하는 점이 바로 그점이다.아빠는 은퇴 후에는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열심히 쓰고나서 출판사에도 몇 번 투고하더니 이제 한 톨의 미련도 없이 지망생 노릇을 그만두었다.그만둘 때를 아는 것도 행운이다. 그것이 아니면 아빠는 은퇴 후 내내 후회와 미련으로 찌든 인생을 살았을지도 모른다.엄마는 글을 쓰지는 않지만 아직까지도 독서와 필사를 즐긴다. 그런 엄마와 아빠를 둔 나는 자연히 책 속에 둘러싸여 살았다.어린 시절 많이 읽었던 탓에 지금은 수월하게 쓰고 .. 2025. 2. 9.
die alten Leute 완벽한 충격을 맛보았다.태어난 자는 누구나 늙어 죽는다.불의의 사고로 더욱 일찍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많은 수가 찰나의 청춘을 지나 노화라는 터널을 거쳐 죽음이라는 도착지에 다다른다.영화 올드피플에서는 노인들이 젊은 이들에게 가지는 분노에 대해 조명한다.*매년 여름만 되면 비정상적인 열풍과 함께 노인들은 집단 광기에 사로잡힌다.그 분노의 원천은 아픈 몸, 찾아오지 않는 가족들, 그리고 사회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절망감일 테다.신체적으로 약자인 노인들이 떼를 지어 모이면 젊은 사람을 해칠 수 있다.우리가 흘려보내는 하찮은 것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집 앞 마당을 덮친다.비단 노인 문제 뿐만이 아니라, 곧 우리 사회가 당면할 다양한 문제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생각해보게 만드는 영화다.완전한 공포다.미.. 2025. 1. 30.
타오바오와 프리미엄 요즘 문구류들이 그야말로 쏟아져나오고 있다.예전에야 중국 저가품 품질이 그저그랬지만 요즘 국내 소품샵에서 파는 문구들은 거의 다 메이드인차이나다.비단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중국산 공산품들을 만나는 것은 흔한 일이 되었다.개중에 품질 좋은 것들은 거르고 걸러져 두 배의 몸값으로 불려져 유명 쇼핑몰에서 판매된다.상품 사진에 혹해서 기대감을 갖고 배송되기만을 기다렸다가 메이드인차이나 라벨을 봤을 때의 허망함이란.직구족들은 조금만 발품을 팔면 그 물건을 어디에서 떼어왔는지 단번에 알아낼 수 있다.나 또한 그렇다.그리고 절반, 혹은 그 반의 반값으로 똑같은 도매 브랜드의 상품을 내 집앞으로 받아볼 수 있다.나는 희소 가치가 있는 수제 가죽 다이어리를 모으는 취미가 있다. 공장에서 양산되는 똑같은 .. 2025. 1. 26.
메일링 구상중 1.소설 세 권을 쓰면 진짜 작가가 된다고 믿었던 시절이 있었다.물론 혼자 써서 자비출판하는 건 그런 소설로 안친다.내가 말하는 소설이란 공모전에서 수상을 하거나 이름있는 출판사에서 출간이 되는 그런 소설을 말한다.놀랍게도 나는 올해로 그 세 권의 벽을 넘어섰다.이제 나는 소설가고 작가고 글 쓰는 사람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겠다.우겨서 작가입네 하는 우스운 사람이 되기는 싫었고어떻게든 세상과 문단이 정한 자격을 얻고 싶었다.그리고 이게 나의 결과다.작가가 되면 수필집도 내고 시집도 내고 이것저것 해보리라 다짐했던 때와는 달리소설 쓰는 기간 동안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반대로 말하면 이 정도로 매달려야 소설가가 된다고 할 수 있다.아무리해도 안되더라 하는 사람들은 정말 하루를 온전히 글 쓰는 데 바쳤는.. 2025.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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