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구들

2025 다이어리 #미도리 #호보니치 #호보니치윅스

by 문맹 2024. 10. 30.
반응형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다이어리 선택의 시간.
나는 내년에 가급적 다양한 종류의 다이어리를 써보고 내후년, 아니면 그 이후까지도 정착할 단 한 권의 다이어리를 찾아보기로 결심했다.
그리하여 주문한 것이, md 다이어리, 히비노 다이어리, 호보니치 윅스, 호보니치 데이프리, 호보니치 오리지날 및 커즌 사이즈, 그리고 쿠로네코 다이어리 등이다.
‘등’이라고 표현한 것은 아직도 배송되어오고 있는 다이어리들이 많아서 그렇다.

우선 엠디 다이어리는 하루 한 페이지 다이어리라고도 불리우는 유명한 다이어리다.
미색의 종이는 만년필의 날카로운 촉과 축축한 잉크를 거뜬히 견딜 수 있는 토모에리버다.
불호 포인트는 무지나 그리드, 라인이 아니라 시간표가 나와있는 스케줄 관리형이라는 것.
그리 짙은 선은 아니지만, 종이의 좌측 하단부에 떡하니 자리잡은 짧은 행들을 나는 받아들일 수가 없다.
원래는 토지를 읽을 때 하루 한 페이지씩 기록을 하려고 샀는데 구성을 보고 그 마음이 완전히 식었다.

그러나 나는 하루 두 페이지라는 포맷을 갖고 있는 히비노 다이어리도 구매했기 때문에 아쉬워하기엔 아직 이르다.
히비노 다이어리는 그리드 페이지가 하루당 두 페이지씩 주어진다. 완전히 하루 전체 일정 및 아이디어, 프로젝트의 과정등을 담기에 넉넉한 양이다.
나는 이것을 차라리 독서노트로 사용할까 고민중이다.

하루 한 페이지 다이어리나, 히비노나 둘다 표지는 말랑말랑 유연하면서 얇은 재질이라 그리 무겁거나 두껍지는 않다.
그래서 양장 다이어리들보다 훨씬 가볍게 느껴지기도 한다.
일반 호보니치 오리지날 다이어리보다는 1.5배 두께이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호보니치 북커버와는 호환되지 않는다.

북커버도 워낙 많은 탓에 다른 게시글에서 북커버 이야기도 좀 해보아야 겠다.
위 사진 상단부에 살짝 드러난 베이지색 커버는 2025 로프트 한정 코지코지 캐릭터 북커버다.
디자인이 너무 예뻐서 지인에게 부탁해서 구매했는데, 메루카리에서 거의 3배의 프리미엄을 붙여 파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리고 올해는 호보니치 윅스도 두 개 주문했다. 작년에 뒤늦게 구매한 호보니치 윅스를 가장 즐겁게 사용했던 기억이 있어서 기타키쉬 유미 디자인으로 하나 구매했는데,
뒤늦게 패딩턴 커버에 빠져서 충동구매했다. 마음이 동했을 때는 이미 공식 홈페이지상으로는 품절. 그래서 메루카리를 뒤져봤더니, 책받침과 노트, 그리고 사은품 볼펜까지 4000엔에 판매하는 사람이 있어서,
다른 것 주문하는 김에 아주아주 충동적으로 구매하고 말았다.
아직 용도는 딱히 정하지 않았는데 올해 산 다이어리만 열 다섯 권이 넘어서 살짝 걱정이 되긴 한다.

그래도 나는 문구 유튜브도 운영하고 있고, 앞으로 티스토리에 문구류 관련 포스팅을 업로드할 예정이니 그리 아깝지는 않다(사실은 조금 아깝긴 하다 ㅠ)

그리고 쿠로네코 다이어리는 히비노 다이어리가 3900엔에 세일을 하길래 합배송용으로 또 충동구매하고 말았는데,
아주 평범한 양장 위클리 다이어리다. 그런데 내지에 들어간 일러스트들이 너무 예뻐서, 하루하루 위클리란에 시를 적거나, 아니면 예쁜 산문을 적는 용도로 쓸까,
아니면 감정 다이어리를 써볼까 갈팡질팡.

내가 다이어리 용도에 대해 고민하는 날이 올줄이야….
세상 오래살고 볼 일이다.

그리고 이번에 호보니치 윅스 북밴드도 구매하면서 밴드형 펜케이스도 주문했다. 둘다 정가대비 할인폭이 커서 ‘충동’구매하고 말았다. 언제나처럼.
그런데 북밴드는 대만족, 펜케이스는 쏘쏘다. 디자인이나 활용도는 합격점인데, 비닐 커버 없이 달랑 본품만 와서 오염이 많이 됐기에 쏘쏘.
그리고 메루카리에서 데코러쉬 두 세트와 무슨 서점 한정판 떡메모지도 구매했다.
나는 buyee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주문건당 300엔만 내면 구매부터 합배송까지 완전히 쉽고 편하게 직구할 수 있다.
메루카리를 이용할 때, 중고품보다는 미사용 신제품을 구매하는 편이다.
완전히 오래된 모델이나, 단종되어버린 제품의 경우, 상태가 좋은 중고품을 구매하기도 하지만, 그런 경우는 아주 적다고 볼 수 있다.

이번에 롤반 다이어리에 처음 도전하게 되었는데 과거에 출시된 한정판 제품들 중 사고 싶은 것 대여섯권을 주문했더니 정말정말 십오만원이 훌쩍 넘어버렸다.
자제해야지.
마침 구상중인 소설 소재와 비슷한 이미지의 표지들이 몇 권 있어서 지르다보니 정말 파산할 지경이다.

그리고 국내 브랜드 다이어리도 몇 권 샀다. 한 다섯 권 쯤 되는 듯?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포인트오브뷰 듀오 다이어리다. a6사이즈라 호보니치 커버와 호환이 되어서 지난 해 기타키쉬 유미의 커버에 넣어 주었다. 너무너무 예쁘다.
듀오 다이어리는 이틀에 한 페이지, 그러니까 한 페이지에 이틀치의 칸이 쳐져 있다. 그래서 하루하루 떠오르는 영감을 기록하는 영감 노트로 쓸 예정.
그러니까, 아이디어북이나 다름없다.

어제 웨스앤더슨이 제작한 <백조>라는 단편 영화를 봤는데 내가 좋아하는 로알드달의 소설이 원작이라고 한다.
로알드달은 어떤 기사를 읽고 그 내용으로 소설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이디어북에 스크랩을 해두었다고 했다.
<백조>가 바로 그 기사 내용을 토대로 한 소설인데, 폭력으로 인해 지워지지 않는 트라우마를 다룬 이야기다.
백조의 날개가 그 소년의 마음을 위로해주었기를. 상처받은 자존감이 조금이라도 회복되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완결까지 보았지만
해외 블로거의 리뷰를 보니 소년기의 트라우마는 중년이 되어도 사라지지 않았음을 내포하고 있다고 해서 마음이 슬퍼졌다.
개인과 개인 사이에 이루어지는 폭력은 누가,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생각해 볼 문제다.

그리고 마지막 아닌 마지막. 마그레세라 다이어리.
나는 B급 할인 제품으로 아주 저렴히 구매한 위클리 다이어리다.
만년형이라 날짜를 기입해주어야 해서 살짝 귀찮기도 하지만, 나는 이 다이어리를 독서노트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피치못한 사정으로 독서를 쉬어야 하는 주에는 과감히 스킵할 수 있어서 좋다.
그런데 아무래도 독서 기록용으로는 위클리 포맷은 맞지 않는 것 같다.
나처럼 메모할 것이 많은 사람에겐 일주일에 한 페이지 주어지는 프리노트는 차라리 ‘벌’에 가까운 것이라.

내년에 사용할 다이어리의 용도를 고민하는데 꽤 많은 시간을 써야할 것 같다.

1. 소설 구상용(이미 구상이 완료되어 트리트먼트를 작성해야 하는 것)
2. 소설 구상용(아직 구상 전, 아이디어 기록용)
3. 집필 과정 기록용(올해와 마찬가지로 호보니치 윅스 중 한 권)
4. 하루 일정용(데일리로 마감해야하는 것들과, 스쳐지나가는 가벼운 아이디어 캐치용)
5. 독서노트(독서 스케줄 기록용과 메모용을 따로 분리해야할 것 같다)
6. 소비기록(문구류 소비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7. 블로그/유튜브 등 SNS 다이어리(컨텐츠나 업로드 일정 같은 것 기록하고 관리)
8. 한강 소설 덕질용(한강 작가님 노벨상 수상 이후로 채식주의자나 소년이 온다 제외 7권의 소설을 구매했다. 한 달이나 두달에 걸쳐 완전히 탐독하고 싶다)
9. 매일 실패하지만 모닝페이지 용, 혹은 매일 짧은 토막글 한 편 씩
10. 초단편, 엽편 집필용(브릿g 아니면 티스토리에 짧은 소설을 올리고 묶음으로 출간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11. 외국어 공부용(영어.독일어 공부, 때마침 킨들 2024 출시 이슈로 그것도 구매할까… 싶은데! 겸사겸사 외국어 공부용으로 한 권이 있었으면 좋겠다.)
12. 감정다이어리(완전히 솔직하게 내 기분을 쏟아낼 수 있는 단 한 권의 다이어리 시급!)

또 뭐가 있을까.

Q. 여러분은 어떤 용도로 다이어리를 쓰시나요? 특별한 용도를 알려주세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