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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쓰게 되는 말들 소설을 쓰면서 잘 안 쓰게 되는 말들이 있다.너무 현대적인 말들이다.고전문학을 즐겨 읽는 나는 지금보다 훨씬 옛시대의 정취에 물들어 있었다.흙길을 걸어 산을 넘고 물을 건너 마을마을의 주점에서 흥청망청 취하고여인숙에 머물면서 허연 빵을 뜯어 먹고, 그런 굶주린 삶에서 번뜩 떠오른삶의 진리를 껴안고 고향으로 달음질 치는….항상 그랬다. 빨간 머리 앤의 초록 지붕아래 다락방을 꿈꿨고, 키다리 아저씨에 나오는 여학교 기숙생활을 그렸고,내 책상 아래로 들어가 알록달록한 세계전집을 끌어안고 아주 평온한 나날을 보냈다.아빠가 출퇴근 하는 시간은 정확했고, 엄마는 항상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고친구들이랑 놀다 오면 언니랑 영어 공부를 하고 드라마를 보고 졸린 눈으로 또 책을 보다 잠들고.요즘엔 아이들도 스마트폰.. 2024. 12. 17.
소소한 소비일기, 문구와 키보드를 안 사는 사람들은 도대체 무엇을 사나요?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이하여 지른 게 엄청나게 많다.소비에는 이유가 없다. 오히려 의미부여하는 게 이상할 정도로 요즘에는 봤다하면 산다.오늘 게시글에는 11월 말부터 12월 중순까지 지른 것들을 정리해 보련다.우선 키보드 모양의 귀여운 키링! 이건 산 것이 아니라 키보드를 사니까 사은품으로 준거다.그런데 나는 이걸 받기 위해서 키보드를 산 거라서 키링이 주요, 키보드가 부다.진짜 앙증맞고 귀여운 디자인! 그런데 뒷대지가 더 대박이다. 완전 딱딱하고 힘있는 하드보드지.데스크매트 분위기가 나서 엄청 귀엽다 ㅠㅠㅠ그래서 키보드는 뭘 샀냐고?그 유명한 누피키보드를 샀다. 스위치는 알로에 축.키압이 37g인가, 암튼 고를 수 있는 옵션 중에 가장 가벼운 편이었다.본체 색상은 화이트. 키캡은 워낙 배색이 예쁘기로 유명.. 2024. 12. 15.
정고이너사이드 클래식 가죽 다이어리 리뷰, 진짜 대만족 #정고이너사이드 에서 새로운 바인더 커버를 출시했다. 이태리 바게타 가죽을 썼다고 하는데 코르도반 가죽처럼 유광에다 촉감이 굉장히 부드럽고 촉촉해서 엄청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색상은 올블랙과 블랙핑크 등 두 가지 옵션을 제공한다.블랙핑크는 가죽 단면에 핑크색 잉크를 덧발랐고, 스티치도 핑크색이라 약간 펑키함이 가미된 것 같다. 그러나 내 취향은 묵직한 올블랙!받아보자마자 대박, 대박, 대박을 외쳤다.해외 유수의 브랜드를 수집하는 나에겐 품질 좋은 국산 브랜드란 보석만큼이나 귀하다.해비츠 다이어리가 그랬고, 이제는 정고이너사이드의 클래식 가죽 다이어리가 그렇다.상품 상세컷에서는 잘 보이지 않아 따로 문의까지 넣었던, 정고이너사이드의 로고 유무 여부.이렇게 내부 우측 하단에 큼직하게 압인되어 있었다. 진짜.. 2024. 12. 14.
노벨상 시상식에서 울려퍼진 루스 깁트의 노래 한강의 노벨상 수상 이후로 나는 거의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작가님을 칭송하고 있다.글을 쓸 때 어떤 도구를 쓰는지, 좋아하는 음악은 무엇인지, 또 좋아하는 소설과 철학서는 어떤 것이 있는지….물론 조금만 공을 들이면 다 알 수 있는 시대라, 갈증은 어느 정도 해소되었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매체를 통한 정보가 아니라더욱 사적이고 깊은 정보다.한강 작가님이 개인 채널을 통해 일상을 알려주시면 좋겠다. 이미 있을 수도 있지만 ㅋㅋ암튼 요즘 한강에 빠져 노벨 시상식까지 찾아보는 나다.그리고 작가님의 시상 시간에 왔을 때 루스 깁트의 춤곡이 울려 퍼졌다.암바르발리아 70번.동화적이고 서정적이고 몽환적이고, 딱 한강의 독특한 문학적 세계관을 내포한 또 하나의 신세계를 알게 된 기분이었다.루스 깁트가 여성 작곡가라는.. 2024. 12. 12.
한강의 소년이 온다, 그리고 요며칠간의 계엄 트라우마에 대하여 며칠 동안 새벽까지 깨어 뉴스를 보고 있었다.사상초유라고는 할 수 없지만, 민주주의가 깊게 뿌리내려 당연한 것이 되고 나서는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그 동안의 평온함은 하룻밤사이 과거가 되었다가 다시 현재가 되었다.당장에 포탄이 아파트 외벽을 깨뜨리고, 빗발치는 총탄을 피하기 위해 두꺼운 이불을 창문에 덧대는 일이 일어난 것은 아니지만,국회는 이미 많은 상흔을 입었다. 문이 박살나고 창문이 깨졌으니까.매년 5월이면 광주는 한 집 걸러 한 집이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한참이 지난 오늘에야 그 말이 선득하게 느껴진다.특수부대들이 들어찬 국회 너머로 초로의 인간들이 모여 시위를 하고 규탄을 한다.그 사람들 주변으로 10만의 국민이 모여든다.어쩌면 끔찍한 사변이 될 수도 있었던 일이다.아이러니하게도 계.. 2024. 12. 8.
독서일지 04 오늘도 여전히 를 읽고 있다. 재밌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전개와 억지스럽지 않은 증거가 자꾸만 페이지를 넘기게끔 만드는 것 같다.과연 일본이 추미스 강국이구나, 하는 것을 느끼고 있다.서구권 추리소설보다 덜 낭만적이고, 한국 추리소설보다는 캐릭터가 살아 있는 느낌.다분히 주관적인 의견임을 이해해달라.* 스포일러 주의!4장. 칼과 손톱깎이시간은 흐르고, 하루 한 명 꼴로 살해당하고 있다.밀실이나 다름없이 출입구가 모두 막혀있는 지하 건축물 ‘방주’.그 안에는 조용한 살인마가 있다. 살인범의 동기는 무엇일까.불안한 밤이 지나고, 아침이 되자 여지없이 또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허리까지 물이 차오른 지하 2층의 창고 선반에서 날카로운 것이 찔려 죽은 시체가 발견된 것이다.이미 고인이 된 인물은 지난 밤 창고.. 2024.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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