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책15 나의 첫 번째 독자 내 첫 번째 독자이자 팬 1호는 엄마다.우리집은 모두 애독가만 모여있다. 아빠는 은퇴하기 전까지는 거실 한 쪽 면을 쭈욱 책장으로 채워넣고 주말마다 우릴 데리고 서점으로 갔다.엄마는 아직까지도 열심히 책을 읽는다. 아직 노안도 오지 않았다. 내가 꼭 닮았으면 하는 점이 바로 그점이다.아빠는 은퇴 후에는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열심히 쓰고나서 출판사에도 몇 번 투고하더니 이제 한 톨의 미련도 없이 지망생 노릇을 그만두었다.그만둘 때를 아는 것도 행운이다. 그것이 아니면 아빠는 은퇴 후 내내 후회와 미련으로 찌든 인생을 살았을지도 모른다.엄마는 글을 쓰지는 않지만 아직까지도 독서와 필사를 즐긴다. 그런 엄마와 아빠를 둔 나는 자연히 책 속에 둘러싸여 살았다.어린 시절 많이 읽었던 탓에 지금은 수월하게 쓰고 .. 2025. 2. 9. die alten Leute 완벽한 충격을 맛보았다.태어난 자는 누구나 늙어 죽는다.불의의 사고로 더욱 일찍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많은 수가 찰나의 청춘을 지나 노화라는 터널을 거쳐 죽음이라는 도착지에 다다른다.영화 올드피플에서는 노인들이 젊은 이들에게 가지는 분노에 대해 조명한다.*매년 여름만 되면 비정상적인 열풍과 함께 노인들은 집단 광기에 사로잡힌다.그 분노의 원천은 아픈 몸, 찾아오지 않는 가족들, 그리고 사회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절망감일 테다.신체적으로 약자인 노인들이 떼를 지어 모이면 젊은 사람을 해칠 수 있다.우리가 흘려보내는 하찮은 것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집 앞 마당을 덮친다.비단 노인 문제 뿐만이 아니라, 곧 우리 사회가 당면할 다양한 문제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생각해보게 만드는 영화다.완전한 공포다.미.. 2025. 1. 30. 끝의 또 다른 이름은 시작 한동안 단편집 읽기에 골몰했었다.창비에서 출간된 전지영 작가의 서평단에 당첨이 되었기 때문이다.서평단은 다시는 안하겠다고 다짐했던 게 엊그제같은데 또다시 신청을 하게 된 이유는!전지영 작가가 같은 해 한국일보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수상하며 등단한 괴물작가이기 때문이었다.상을 두 개나 받은 작가의 글은 뭐가 달라도 다르겠지, 하며 막차를 탔는데 이벤트에 당첨이 되어 책을 받았다.타운하우스.타운하우스는 소설집의 첫 번째 단편인 에 나오는 공간적 배경이기도 하다.여덟 편의 단편 모두 공간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요소라, 통합적인 의미에서 타이틀로 뽑은 듯 하다.소설 속에 나오는 배경과 인물들이 정말로 살아움직이는 듯 해서 읽고 또 읽었다.나 역시 다음에 쓸 소설을 어떻게 써야할지 갈피를 못잡고 있는 상황에서문체.. 2024. 12. 20. 독서일지 04 오늘도 여전히 를 읽고 있다. 재밌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전개와 억지스럽지 않은 증거가 자꾸만 페이지를 넘기게끔 만드는 것 같다.과연 일본이 추미스 강국이구나, 하는 것을 느끼고 있다.서구권 추리소설보다 덜 낭만적이고, 한국 추리소설보다는 캐릭터가 살아 있는 느낌.다분히 주관적인 의견임을 이해해달라.* 스포일러 주의!4장. 칼과 손톱깎이시간은 흐르고, 하루 한 명 꼴로 살해당하고 있다.밀실이나 다름없이 출입구가 모두 막혀있는 지하 건축물 ‘방주’.그 안에는 조용한 살인마가 있다. 살인범의 동기는 무엇일까.불안한 밤이 지나고, 아침이 되자 여지없이 또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허리까지 물이 차오른 지하 2층의 창고 선반에서 날카로운 것이 찔려 죽은 시체가 발견된 것이다.이미 고인이 된 인물은 지난 밤 창고.. 2024. 11. 10. 독서일지 03 *의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일러에 주의하세요!3장. 절단된 목타이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번엔 목이 잘린 시신이 발견되면서 방주 안 사람들은 공포에 질린다.예기로 가슴이 찔리고, 머리까지 잘린 인물의 공통점은 밤새 뭔가를 찾아다니던 것이 목격됐다는 것이다.그가 방주 곳곳을 샅샅이 뒤지는 모습을 본 사람만 너덧 명.어느새 지하 2층에도 물이 차올랐다. 탈출해야 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살인 현장의 증거를 보존하기 위해 모두들 현장 사진을 나누어 찍어 보관하기로 하고돌아가면서 서로의 짐을 확인해보지만, 별다를 것 없는 흔한 소지품들 뿐이다.모두가 모두를 의심하는 가운데, 새로 합류한 야자키 가족이 뜻밖의 사실을 털어 놓는다.사실은 사이비 종교에 빠진 처남이 실종되었으며, 그의 일기장에 이곳의.. 2024. 11. 9. 독서일지 02 유키 하루오, 어제 읽기 시작한 일본 추리 소설이다. 일본은 추리 소설 시장이 크다고 한다. 천재지변에 취약한 섬사람 특유의 스트레스 관리법일까.암튼 2장의 타이틀도 ‘천재지변과 살인’이다.최대한 스포일러를 피해 작성하겠지만, 혹시 모르니 이 책을 읽고 있거나, 읽을 예정인 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시길 바란다.1장에 이어서, 2장에서는 예기치 못한 지진으로 건물의 출입구가 폐쇄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다.입구를 가로막은 큰 바위를 아랫층으로 떨어뜨리면 출구가 확보된다. 그러나 안 좋은 소식은 한 층 아래에 그 바위를 묶어 아래로 잡아당길 닻감개가 있다는 것이다.즉, 출구를 확보하려면 아랫층에서 닻감개를 돌릴 사람이 필요하고, 그 바위는 굴럳들어와 아랫층 출구를 막아버린다.총 열 명의 사람 중에서 누구를 .. 2024. 11. 8. 이전 1 2 3 다음 반응형